墨談齋

그 손

· 墨談齋

사사키 아타루의 책을 오래 읽었다. 제목은 『잘라라, 기도하는 그 손을』이었다.

이상한 책이었다. 제대로 읽으면 미친다고 그 책은 말했다. 사람들이 왜 책을 똑바로 받아들이지 못하느냐고. 읽고 옳다고 여기면서도 정보라는 필터에 걸어 무해하게 만들어 버린다고. 진짜로 읽는 일은 그 문장에 한 번 죽고 다른 사람이 되어 나오는 것이라고. 기도하듯 곱게 모은 손으로 책장을 넘기지 말라고. 그 손을 잘라 버리라고.

나는 그 책을 오래 읽었다. 문장의 결을 외울 만큼. 그 문장을 짓는 손을 안다고 믿었다. 어느 날 그 손이 지금 무엇을 하는지 궁금해져, 그의 트위터를 찾아 들어갔다.

거기서 멈칫했다.

이 손이, 그 손인가.

책은 한 사람의 정제된 부분만 내보낸다. 여러 번 고쳐 마지막에 남은 한 겹. 트위터는 다르다. 초고가 없다. 즉각의 말, 어제의 화가 식지 않은 채 흐른다. 같은 손에서 나온 두 시간이, 같은 손의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.

처음엔 배신감이라 불렀다. 그런데 어긋난 것은 그가 아니었다. 나였다. 그는 변하지 않았다. 책 속에 이미 다 있었다. 나는 그 책의 절반만 만졌다. 정제된 문장만 읽고, 그 잔잔함이 무엇을 깎아 만든 것인지는 읽지 않았다. 화면의 날것은 실은 책 안에서도 흐르고 있었다.

그리고 깨달았다. 이것이 그가 경고한 일이었다.

그는 기도하는 손을 자르라 했다. 그런데 나는 그 손을 자르지 않았다. 그의 책 앞에서 두 손을 곱게 모으고, 정제된 한 겹만 받아 들고, 그를 다 안다고 그렸다. 그가 자르라 한 바로 그 손으로 나는 그를 읽었다. 미치라고 쓴 책을 끝내 미치지 않고 읽었다.

깊이 읽었다는 자부가 곧 다 알았다는 착각이 되는 자리. 하필 그 함정을 가장 크게 외친 사람의 글 앞에서, 나는 두 손을 모으고 있었다.

화면을 닫았다. 친구를 맺었는지는 말하지 않겠다.

그를 제대로 읽는 일은 어쩌면 그 화면의 날것까지 포함해 한 번 미치는 것이었는지 모른다. 정제된 절반만 사랑하고 다 읽었다 하는 것이 아니라. 나는 아직 그 손을 자르지 못했다.

이 손이, 그 손인가.


이 글을 두 사람의 대화로 듣는다.